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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메르켈은 중국의 인권 등 일부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면서도 경제협력에 바탕을 두며 실용적이 전략을 취해왔다. 미국의 강압에 따르는 듯하면서도 독자적인 활로를 모색했는데 대부분 중국과 ‘케미’가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메르켈과 영상 회담에서 그를 오랜 친구라는 뜻의 ‘라오펑여우’(老朋友)라고 부른 뒤 “중국의 문은 언제나 당신에게 열려있다”고 말한 배경이다.
하지만 독일의 새 정부는 이와는 상당히 다를 것으로 보인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듯 연정 3당은 이날 연정 발표문에서 중국을 언급하며 대만 문제를 포함해 신장위구르와 홍콩 인권 문제,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등을 직접 거론했다. 우선 합의문은 “민주적인 대만이 국제기구에 참여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민주 대만’이라는 것을 적시했다. 또 “신장 지역에서의 중국의 인권침해를 명확하게 다루며 홍콩에서 일국양제 원칙을 회복해야 한다”는 부분도 있다. 이와 함께 새 정권 외무장관에는 녹색당의 안날레나 배르복 공동대표가 지명될 것으로 보인다.
녹색당은 인권과 가치에 기반한 외교 정책을 추구하고 중국, 러시아 등에 대해 보다 강력한 입장을 취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외에도 새 정부 구성원들은 대부분 중국에 적대적인 인사들이다. 분명히 중국이 당혹해할 만한 상황 전개다.
중국의 대외 선전을 담당하는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중국과 독일 관계는 전략적으로 심각한 탈선은 없을 것’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메르켈 총리가 채택한 비교적 안정적인 대중 전략은 하루아침에 형성된 게 아니다”며 “16년 전 그는 달라이 라마를 만나기 위해 앞장섰다가 양국 관계를 위태롭게 했으나 점차 중국의 중요성을 깨닫고 실용적인 정책을 구축했고, EU의 중국 정책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과거사’를 꺼내면서까지 새 독일 정부의 각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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